제로웨이스트 여행 가이드: 가볍고 지속 가능한 여행법

1. 여행, 설렘과 동시에 쓰레기의 시작?

여행은 우리에게 쉼과 자극, 새로운 영감을 선물하지만, 그 이면에는 엄청난 일회용 쓰레기와 자원 낭비가 따라다닌다. 기내에서 제공되는 일회용 컵, 호텔에서 사용하는 어메니티(샴푸, 칫솔 등), 포장 음식, 플라스틱 물병 등 대부분이 한 번 쓰고 버려지는 물건들이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인 여행 시 하루 평균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은 약 1.2kg에 달한다. 이는 평소보다 약 20~30% 많은 양이다. 게다가 관광지일수록 쓰레기 처리 시스템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오염은 더 심각해진다.

하지만 최근엔 ‘지속 가능한 여행’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제로웨이스트 여행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최소한의 준비로, 최대한의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방법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행은 반드시 쓰레기를 동반해야만 하는 활동이 아니다.

2. 제로웨이스트 여행을 위한 준비물 체크리스트

지속 가능한 여행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일회용을 줄일 수 있는 ‘내 것 챙기기’다. 아래는 기본적인 제로웨이스트 여행 준비물 목록이다:

• 텀블러 or 물병: 공항, 기차역, 호텔 대부분에 정수기나 급수대가 있다. 플라스틱 생수 구매를 줄일 수 있음.
• 고체 비누 & 샴푸 바: 액체 형태보다 무게가 가볍고, 비행기 기내 반입도 자유로움. 여행용 어메니티 대신 사용.
• 다회용 수저/포크 세트: 길거리 음식, 편의점 식사 등을 할 때 일회용 수저 대신 사용.
• 에코백 & 장바구니: 쇼핑, 간단한 짐 이동 시 유용. 가방 안에 접어 넣어두면 무게도 부담 없음.
• 밀랍랩 or 실리콘랩: 과일, 간식 등을 싸거나 남은 음식을 보관할 때 사용.
• 면손수건 or 행주: 물티슈나 종이타월 대신 활용 가능. 여행지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중 상당량은 물티슈다.

이 외에도 칫솔, 면도기, 화장솜 등 개인 위생용품은 집에서 사용하던 다회용 제품을 그대로 가져가면 쓰레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소비하지 않기 위한 사전 준비다.

 

3. 여행 중 실천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습관

여행지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습관들이 모이면, 전체 쓰레기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 숙소는 친환경 인증 호텔 또는 민박을 선택하자.
  '그린키(Green Key)', '에코서트(ECOCERT)' 등 환경 인증을 받은 숙소는 세탁 횟수 제한, 재사용 가능한 리넨, 에너지 절약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 기내식과 편의점 도시락 대신 지역 식당 이용하기.
  현지 재료로 만든 음식을 매장에서 먹는 것만으로도 플라스틱 포장을 줄일 수 있다. 포장해야 할 경우 직접 가져간 용기에 담아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관광지에서 전단지, 기념품, 비닐 포장 소비 줄이기.
  전단은 사진으로 찍거나, 기념품은 불필요한 물건 대신 **현지 체험(공예, 음식 만들기 등)**을 선택하자.
• 쓰레기통이 없을 경우, 작은 봉투에 모아서 숙소에서 분리배출하기.
  특히 플라스틱 빨대, 병뚜껑, 비닐은 관광지 쓰레기통에 함부로 버려지기 쉬운데, 이들 중 다수가 결국 바다로 흘러가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유발한다.

작은 선택 하나하나가 여행의 가치를 높이고, 지역 환경 보호에 실질적인 기여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4. 가볍게 떠나 더 의미 있게 돌아오는 여행

제로웨이스트 여행은 여행 자체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여행을 통해 내 소비 습관을 되돌아보고, 지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남기는 기회를 만드는 일이다. 무거운 짐 대신 가치 있는 습관을 챙겨가는 여행이 되는 셈이다.

또한 이런 여행은 점차 지역 사회와의 연결, 느린 여행, 책임 있는 소비로 이어진다. 단순히 관광지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의 자연과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키우게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다. 텀블러 하나, 손수건 하나로 시작해도 충분하다. 그 작고 가벼운 변화가 여행의 기억을 더 따뜻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